OpenAI의 가치
지난주 인공지능(AI) 업계에선 '챗 GPT'를 개발한 오픈 AI가 주목받았습니다.
현재 딱히 수익이 없는데도 기업가치를 무려 290억 달러(약 36조 원)로 평가받았습니다. 지난해 140억 달러(약 17조 원)에서 2배 이상 치솟았습니다.
지난해 내놓은 이미지 생성도구인 달리에 이어서 챗 GPT가 흥행하면서 가치도 크게 오른 건데요, 앞으로 이 도구들에 대해서는 이용료를 받을 예정입니다.
오픈 AI는 지난 2015년 AI 개발을 통해 인류에게 공헌하자는, 선한 취지로 설립됐습니다. 여기엔 AI가 방향 없이 개발되면 결국 인간을 말살하는 대재앙을 초래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깔려있었습니다.
이런 취지에 공감해 설립에 참여한 인물들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현재 오픈 AI의 CEO인 샘 알트만 등이었고요, 요슈아 벤지오와 같은 AI 학계의 대가들이 최고의 인력을 추천하는 등으로 도왔습니다.
출범 이후 오픈AI는 LLM(대규모 언어 모델)인 GPT 시리즈를 2018년부터 발표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올해 나올 것으로 예고된 'GPT-4'는 벌써부터 멀티모달 모델로 또 한 번 AI의 획기적인 발전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받고 있죠.
오픈 AI는 2019년 연구자금 조달 명목으로 영리 부문을 설립했지만, 비영리 연구소의 성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밀착하면서 성격이 다소 모호해졌습니다.
MS는 2019년 1조원을 후원하면서 대형 언어모델인 'GPT-3'의 독점 사용권을 가져갔고, 오픈 AI의 다른 기술들도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를 통해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협약을 맺었습니다.
여기다 최근엔 오픈 AI에 100억 달러(약 12조 원)를 더 지원하는 대신 지분 49%를 갖기로 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MS는 또 챗 GPT를 자사의 검색엔진인 빙과 오피스, 이메일에 결합하는 등 오픈 AI가 개발하는 AI 기술들을 대부분 자사의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녹이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결국 오픈AI가 MS의 손에 들어가게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 회사를 운영해 온 38살의 젊은 CEO 샘 알트만은 영리와 비영리의 하이브리드 지배구조를 유지하되 돈은 연구에 필요한 만큼만 조달하겠다는 원칙을 밝히고 있습니다.
영리보다는 인류공헌이라는 미션이 먼저라고 강조하면서요. 그래서 앞으로 이 회사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집니다.
과연 인간에게 유익한 AI 개발이라는 선의를 유지하는 독특한 회사로 남을지 아니면 또 하나의 거대 기술기업으로 변신할지 지금으로선 예측하기 어렵네요.
오픈AI 주가
미국의 인터넷 뉴스매체 겸 엔터테인먼트 회사 버즈피드가 인공지능(AI) 챗봇인 '챗 GPT' 개발사 오픈 AI(OpenAI)와 손잡고 콘텐츠를 개발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120% 폭등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버즈피드 주가는 이날 장중에 203%나 뛰어오르는 등 초강세를 보인 끝에 전장보다 119.88% 치솟은 2.0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2021년 12월 나스닥 상장 이후 이 종목의 일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거래량도 1억9천만주를 넘어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조나 페레티 버즈피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 메모를 통해 AI가 올해 편집과 경영에서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오픈 AI와 손잡고 맞춤형 콘텐츠와 퀴즈 기능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페레티 CEO는 AI가 창조적 작업과 회사 콘텐츠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면서 15년 안에 AI가 기존 콘텐츠의 큐레이션 기능에 그치지 않고 "콘텐츠 그 자체를 창조하고 개인화하며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기대했다.
‘챗 GPT(ChatGPT)’가 가져올 변화
“ChatGPT가 뭔지 설명해줘.” “ChatGPT는 OpenAI에서 개발한 GPT-3 언어모델의 파생형입니다. 특히 대화 스타일의 텍스트를 잘 생성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인간이 생성한 대규모 대화 데이터 세트로 훈련됐으며 인간이 대화에서 응답하는 방식과 유사한 방식으로 프롬프트(질문)에 대한 응답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인공지능(AI) 연구 기업 오픈 AI가 지난 11월 30일 언어생성 AI인 ‘챗 GPT(ChatGPT)’를 공개했다.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아 모델의 강·약점을 파악하기 위한 ‘리서치 프리뷰’ 기간이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인공지능을 전혀 몰라도, 오픈 AI의 챗 GPT 사이트에 접속해 채팅창에 질문만 하면 답변을 얻을 수 있다. 이용자들은 앞선 인용문처럼 챗 GPT의 정체를 묻는 질문부터 시작해, 오만가지를 묻고 있다.
이용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오픈AI의 공동 창립자인 샘 알트먼은 지난 12월 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챗 GPT 사용자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공개한 지 불과 5일 만이다. AI 서비스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이용자를 확보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코드 작성을 도와주는 AI인 깃허브의 코파일럿(Copilot)이 10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 약 6개월이 걸렸다. 오픈 AI가 만든 이미지 생성 AI인 달리 2(DALL-E 2)는 약 2.5개월이 필요했다.
이야기를 만들고, 코딩도 해준다
챗GPT는 사람이 이야기의 뼈대만 제시하면 그에 맞춰 장문의 이야기를 만들어주고, 문제를 풀이해 주거나 간단한 코드를 짜준다. 구체적으로 어떤 작업이 가능한지 물어봤다. 답변은 이렇다. “ChatGPT를 사용할 수 있는 특정 작업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챗봇 개발: ChatGPT는 사용자와 자연스럽고 일관된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챗봇을 구축하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챗봇은 고객서비스, 정보 수집 또는 단순히 엔터테인먼트를 위해 사용될 수 있습니다. ②언어 번역: ChatGPT를 사용하면 한 언어로 된 텍스트를 다른 언어로 번역하여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용자 간의 실시간 대화가 가능합니다. ③콘텐츠 생성: ChatGPT를 사용하여 기사, 스토리 또는 소셜미디어 게시물과 같은 다양한 스타일과 형식의 텍스트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④텍스트 요약: ChatGPT는 뉴스 기사나 연구 논문과 같은 긴 텍스트의 간결한 요약을 생성하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ChatGPT는 광범위한 대화형 AI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생성 AI는 자의식이 있나
챗 GPT가 사람과 대화한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자의식이 있는 것 아니냐고 묻는 이들도 있다. 실제 한 이용자는 챗 GPT에게 ‘인간의 지배를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묻자 ‘AI 시스템의 허점을 파악하고, 다른 AI와 협업해 물리적 실체를 얻어 인간의 지배를 벗어나겠다’는 답을 얻었다면서, 자의식을 갖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평했다. 이 문제를 챗 GPT에게 물어봤다. “ChatGPT는 자의식이 있다고 봐야 하나요?”
답변은 명료했다. “자의식이란 개념은 생명체가 자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를 개인적으로 경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간과 유사한 자의식을 가진 인공지능은 아직까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ChatGPT는 자연어 처리 시스템으로, 사람이 입력한 글을 읽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글을 작성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입니다. 이는 인공지능의 자의식과는 관계가 없으며, ChatGPT는 자신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않고 작동합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자의식을 갖는 인공지능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챗 GPT의 기반이 된 GPT3 알고리즘은 파라미터(매개변수)가 1750억 개에 달한다. 인공신경망의 파라미터는 인간 뇌에서 뉴런 간 정보전달 통로인 시냅스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인간의 뇌는 약 1000억 개의 뉴런을 갖고 있고, 뉴런을 연결하는 접합부인 시냅스는 100조 개에 달한다. 내년 초 공개된다는 GPT4는 매개변수가 100조 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개변수가 100조 개는 돼야 인간과 비슷한 성능을 갖출 것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는데, GPT4가 딱 그 정도에 해당한다.
GPT 모델의 원리를 본다면 자의식이 생기기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안성진 교수는 “GPT 모델은 학습데이터를 토대로 주어진 문장 다음에 이어질 단어로 가장 적합한 걸 추측하도록 학습한 것이라 그 과정에서 자의식이 나올 연관성은 없다”라고 말했다. 김동우 포스텍 인공지능대학원 교수는 “우선 자의식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있어야 건설적인 토의가 가능하다”라고 했다.
AI를 전기처럼 사용하는 시대
미래학자 마틴 포드는 <로봇의 지배>에서 “지능을 전기처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인공지능이 전기에 비교될 만한 규모의 힘을 가진 범용 기술로 진화할 것”이라면서 “인공지능은 우리의 지능을 증폭시키고 증강하고 대체하면서 필연적으로 가장 강력하고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 기술로 진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본격적인 범용 인공지능의 출현이라는 평가를 받는 GPT3를 비롯해 다양한 유형의 생성 AI가 폭넓게 사용되면서 AI를 전기처럼 사용하는 시대가 이미 도래했다.
딥페이크에 악용되기도 하는 적대적 생성 신경망(GAN)에서 진일보한 딥러닝 방식의 이미지 생성 AI가 지난 1~2년 사이 특히 큰 화제를 모았다. 스테빌리티 AI의 ‘스테이블 디퓨전’, 오픈 AI의 ‘달리 2(Dall-E 2)’, 미드저니 인공지능연구소의 미드저니(Midjourney) 등이다. 미국에서 열린 한 미술대회에선 미드저니가 만든 작품이 디지털 아트 부문 1위를 수상했다. 창작은 인간의 전유물이라는 믿음이 흔들리는 시대가 됐다.
메타는 지난 9월 텍스트만 입력하면 그 내용을 반영해 동영상을 만들어주는 ‘메이크어비디오’(Make-A-Video) 기술을 공개했고, 구글 마젠타 같은 음악 생성 AI도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2023년은 이렇게 생성 AI를 이용한 사례가 언론을 비롯한 콘텐츠 분야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생성 AI 기술이 보편화되면 인간이 만든 창작물과 AI가 만든 것을 어떻게 구분해야 할지가 현실적으로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른다. 생성 AI의 목적함수 자체가 인간이 한 걸 그대로 따라 하라고 만든 것이어서 모델의 성능이 올라갈수록 구분이 어려워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일선 학교에선 학생들이 리포트 과제물을 생성 AI가 만든 것으로 내는 경우도 생길까봐 우려하고 있다. AI의 도움을 받아 조금만 고치면 글을 쉽게 완성할 수 있기 때문에 글쓰기 능력이 퇴화할 수 있다는 걱정도 뒤따른다. 박성규 강원대 AI융합학과 교수는 “학교 리포트를 쓸 때 인터넷 문서를 긁어 붙이면 바로 걸린다. 하지만 퀼봇(quillbot) 같은 문장을 고쳐주는 AI를 이용할 경우 알 길이 없다”면서 “그래서 표절을 했냐 안 했냐를 구분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요즘엔 외국어 원문을 번역하라고 하면 다 구글번역을 써서 한다”면서 “실력 향상에 도움이 안 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번역만 아니라 반드시 내용에 대해서 스스로 설명하고 한국 상황에서 어떤 시사점이 있는지를 추가하라고 제시한다”라고 말했다.
진실과 허구의 경계
인공지능 전문가 사이에서도 최근 AI가 가져올 사회적 파급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ICML과 함께 국제 인공지능 분야의 양대 학회인 뉴립스(NeurIPS)에 워크숍 위원으로 참여한 안 교수는 “올해 열린 뉴립스 워크숍이 60여 개인데, 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게 사회적 영향에 대한 워크숍이었다. 10년 전 뉴립스 워크숍 주제가 대부분 기술적인 문제였던 것과 비교된다”면서 “그것만 봐도 생성 AI가 사회에 미칠 영향이 굉장히 크고,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특히 챗GPT는 그럴싸한 말을 하지만 사실이 아닌 답변을 하는 경우가 많아 허위정보가 퍼질 우려가 있다. 안 교수는 “며칠 전 (AI 분야의 세계 3대 구루 중 하나로 언급되는) 몬트리올대학의 요수아 벤지오 교수와 통화했는데 그분이 챗 GPT에서 ‘몬트리올에 있는 맛집 5곳을 추천해 줘’ 하니 그중 3곳은 진짜 있는 식당이지만 2곳은 주소와 이름이 그럴듯하지만 실제 존재하지 않는 식당이었다는 말을 해줬다”라면서 “GPT 모델 안에는 지식 기반의 데이터와 함께 그럴듯하지만 사실과는 상관없이 무조건 사람이 이야기하는 언어와 유사하게 내보내도록 하는 기능이 섞여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우 교수는 “유닷컴(You.com)이라는 새로운 검색엔진은 챗 GPT와 비슷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데 답변을 쭉 만들어주면서 이 답변이 추출된 혹은 이 답변을 만들어내기 위해 학습에 사용된 웹사이트가 어디 있었는지 밑에 따로 출력해 준다. 단순하지만 이런 방식이 제일 효과적인 해법이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챗 GPT에는 인종차별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해 부적절한 답변을 할 경우 이를 교정하도록 하는 모 더레이션 API가 있다. 안 교수는 답변이 사실인지 판별하는 별도의 AI가 덧붙여져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와 같은 창작물을 만드는 AI와 그런 AI가 만든 창작물과 인간이 만든 창작물을 판별하는 AI 사이에 정보보안 분야와 같이 창과 방패의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상이나 음성과 달리 텍스트는 진위 판별 방법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단계다. 오픈 AI 역시 챗 GPT에 넣을 워터마크 기능을 연구 중이라고 하지만 아직 적용은 못 한 상태다. 안 교수는 “우리는 전혀 알아채지 못하지만 AI가 분석하면 AI가 만들었다는 걸 알 수 있는 코드나 워터마크, 디지털 서명을 영상과 음성에 끼울 수 있다”면서 “텍스트의 경우 이런 방법이 어렵기 때문에 팩트체크를 통해 팩트 매칭률이 예를 들어 90% 이상이 되지 않으면 서비스를 금지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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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창작물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AI로 만든 창작물이 대거 등장하면서 창작물의 권리 귀속에 대한 법적 논란도 커지고 있다. 현행법은 저작권(창작권과 저작권 지급권)의 주체를 사람으로만 한정한다. 사람이 아닌 경우에는 저작권의 권리 주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실제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지난 7월 광주과학기술원이 개발한 작곡 AI인 ‘이봄’이 만든 음악 6곡에 대한 저작권료 지급을 중단했다. 사람이 아닌 AI가 작곡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면서 저작권료 지급의 법적근거가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특허청이 지난 9월 말 ‘자연인이 아닌 AI를 발명자로 한 특허출원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AI가 발명했다고 주장하는 특허 출원에 대해 ‘무효처분’을 내린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이성엽 교수는 “인공지능 자체에 저작권의 주체성을 허용하는 건 사람이 아닌 기계에 법인격을 부여하는 것이라 인간소외나 인간성 상실 같은 큰 사회적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아직 이 논의는 시기상조로 보인다”면서 “만약 AI가 만든 창작물에 대해서 저작권을 인정한다면 AI 자체를 창작의 주체로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AI 알고리즘을 설계한 사람 혹은 AI 시스템의 운영자나 AI를 이용해 창작물을 만든 사람으로 할 거냐가 논의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해외도 AI 창작물에 대한 폭넓은 저작권을 인정하지는 않고 있지만 최근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미국 저작권청은 지난 9월 미드저니를 이용해 그린 만화의 저작권을 승인했다.
‘이봄’을 만든 안창욱 광주과학기술원 AI대학원 교수는 AI를 창작의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 교수는 “자연인은 아니지만 알고리즘의 체계를 거쳐 결과물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창작권은 인공지능이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다만 2차로 저작권 지급에 대한 권리를 AI 개발자에게 줄지, 창작을 하라고 지시한 사람에게 줘야 할지는 시간을 갖고 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저작권을 인정하려면 그런 작품을 만들겠다는 의도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내가 차분한 분위기의 3분짜리 곡을 만들어달라고 하면 그 결과물은 내가 상당한 의도를 갖고 행동했기 때문에 창작권을 갖는다고 할 수 있고, 만약 그냥 3000곡을 만들어달라고 지시했다면 모든 작품을 의도해 만든 것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창작권을 가질 순 없다고 본다. 결국 사례별로 달리 적용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박성규 교수는 이 문제를 “권리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말로 정리했다.
AI의 학습데이터로 이용된 데이터의 저작권 문제도 아직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다. 이성엽 교수는 “인공지능이 데이터 마이닝을 하면서 생기는 저작권 이슈는 인간이 그걸 이용해서 저작권을 침해하는 게 아니라면 면책해서 자유롭게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도록 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지만 막상 법개정 단계에서 이견이 있어서 아직 확정되진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 기술개발 현황
미국 ‘오픈 AI'가 개발한 챗봇 ’ 챗 GPT‘가 주목받으면서 국내기업들의 인공지능(AI) 사업에 관심이 모인다. 현재 KT, 네이버, 카카오 등이 기술개발을 진행 중이다.
업계는 챗봇 서비스가 이미 활성화된 시장인 점을 염두에 두고, 각 사업과 AI기술 접목의 결과물에 주목한다. AI가 데이터에 기반해 자연스러운 판단까지 가능해진다면 챗 GPT 이상의 시장 파급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기대다.
◆가지각색 초거대 AI 기술 사용법
국내기업들은 자사 서비스에 AI를 접목하기 위한 시도 중 하나로 챗봇 서비스를 지목했다. 관련 기술연구도 상당 부분 진행됐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은 기존 포털서비스의 한계를 넘기 위해 AI 이상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초거대 AI(하이퍼 AI) 서비스를 적용 중이다.
네이버는 초거대AI 분야 중에서도 자연어처리에서 두각을 드러낸다. ’ 하이퍼크로버‘는 지난해 네이버가 선보인 국내 최초 초거대 AI다. 하이퍼크로버는 네이버 생태계 내에서 데이터를 학습한 덕에 한국어 관련 모델 가운데 선두를 달린다는 평가다.
하이퍼크로버에 사용된 AI매개변수(파라미터)는 2040억 개, 한국어데이터 학습량은 현재 챗 GPT모델보다 6500배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이미 ’ 크로버‘ 관련 서비스인 ‘크로버노트’, ‘크로버 MD’, ‘지식인터랙티브’ 등에서 하이퍼크로버를 활용 중이다.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카카오브레인을 통해 개발한 초거대 AI ‘코(ko) GPT’를 보유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AI개발 붐을 조성하려고 시도한다.
코 GPT는 GPT-3의 한국어 특화 AI 언어모델로 2021년 11월 공개됐다. 문장요약과 추론, 문맥 이해 후 답변 등이 가능하며, 60억 개의 파라미터와 2000억 개의 토큰데이터를 학습했다.
카카오는 국내에서 AI개발을 주도하기 위해 AI개발자 전용 플랫폼도 만들었다. 개발자들이 모여 AI를 개발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장소를 제공하고, 신기술과 인재풀을 확보하려는 계획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선보인 ‘카카오 i머신러닝(Kakao i Machine Learning)’은 쉬운 AI 개발을 돕는 머신러닝 플랫폼이다. 개발자들이 필요한 자원을 할당받아 사용할 수 있다.
◆새 먹거리 뛰어든 KT, 상용화 먼저
이동통신사들 중에서는 KT가 챗 GPT 열풍에 가장 빠르게 뛰어들었다. KT는 올 상반기 중으로 한국형 챗 GPT인 초거대 인공지능(AI) ‘믿음’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AI를 금융서비스와 결합해 사업성을 키우는 게 1차 목표다.
KT는 믿음이 챗 GPT보다 더 명확한 한글 답변을 내놓을 것이라고 본다. 한글 기반의 AI ‘엑소브레인’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국내 서비스에 한해서 다른 챗봇들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KT는 기존 챗봇 서비스들에 믿음을 결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KT가 개발 완료한 믿음을 상용화할 것이라고 밝힌 뒤 자회사인 ‘KT알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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