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과 금융시장
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금융상품에는 대출상품, 저축상품, 펀드, 보험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금융상품은 투자성이 있는 금융투자상품과 투자성이 없는 비금융투자상품으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 투자성이란 투자한 원금의 손실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직접금융은 기업 등 자금의 수요자가 발행하는 증권을 자금의 공급자가 직접 매수하여 자금을 이동시키는 방법이며, 간접금융은 자금의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에 은행 등 금융회사가 개입하는 형태이다. 간접금융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자산변환이 발생한다.
금융시장은 단기와 장기, 발행시장과 유통시장, 거래소시장과 장외시장 등 다양한 분류가 가능하다. 단기금융시장에서는 콜, 기업어음, 양도성예금증서 등이 거래되며, 장기금융시장에서는 회사채, 국채, 통화안정증권, 주식 등이 거래된다.
1. 금융상품
일반 시장에서 상품들이 거래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금융시장에서는 금융상품이 거래된다.
금융상품을 구입하는 사람들, 즉 금융소비자들은 자신의 목적에 맞는 상품을 골라서 선택할 수 있다. 자신이 가진 돈을 안전하게 관리하기를 원하는 사람들도 있고 또 자신이 가진 돈의 가치를 크게 키우기를 원하는 사람들도 있으며, 또 어떤 사람들은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 상품을 원하는 경우도 있다. 아래에서는 금융상품의 종류를 살펴본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일부 금융상품의 경우 일반적인 재화나 서비스와 달리 해당 금융상품의 구매자가 누구냐에 따라 가격이나 거래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출상품의 경우 차입자의 신용도나 담보로 제시할 자산이 있느냐 등에 따라 대출금리가 달라질 수 있다. 자동차 보험료도 보험 가입자의 사고 경력이나 나이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이는 일반적인 재화나 서비스에서는 찾기 어려운 점이다.
저축상품
안전성·수익성·유동성을 기준으로 보면 저축상품은 수익성보다는 안전성과 유동성이 높은 금융상품이다. 저축은 목적에 따라 입출금이 자유로운 보통예금, 목돈마련을 위한 정기적금, 목돈을 불려나가는 거치식 예금인 정기예금 등 다양한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보통예금은 이자가 아주 낮은 대신에 입출금이나 송금이 자유롭고 신용카드나 체크카드의 결제 계좌로 활용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출상품
대출이란 돈이 필요한 가계나 기업 등에 돈을 빌려주고 일정기간 후 상환하도록 하는 금융상품으로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이자를 수취한다. 대출상품은 주택이나 자동차, 예금 등을 담보로 저당권·질권을 설정하고 돈을 빌려주는 담보대출과 담보 없이 개인이나 기업의 신용으로 대출을 받는 신용대출로 나눌 수 있다. 담보대출은 금융회사의 입장에서 보면 대출받은 사람이 돈을 갚지 못할 경우 담보로 잡은 자산을 매각하여 원금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신용대출보다 대출금리가 낮다.
금융투자상품
금융상품은 투자성이 있는 금융투자상품과 투자성이 없는 비금융투자상품으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 투자성이란 투자한 원금의 손실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금융투자상품은 장래에 이익을 얻거나 손실을 회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금융상품을 말하는데, 투자에 대한 성과를 얻을 수 있지만, 손실을 볼 위험도 있다. 금융투자상품 중 원금까지만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상품으로는 주식, 채권, 펀드 등이 있고, 원금을 초과하여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상품으로 파생상품 등이 있다.
보험상품
보험은 질병, 재해, 사망 등 각종 사고와 같은 위험에 대비한 보장을 받기 위하여 가입하는 금융상품이다. 평소에 보험료를 내고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회사로부터 약정된 보험금을 받아 경제적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그러나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면 낸 보험료는 돌려받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험상품은 사람의 생존과 사망을 주된 보험사고로 하는 생명보험이 있고 사고로 인한 재산상의 손해를 보상하는 손해보험이 있다. 또한 사람의 질병이나 상해 또는 이로 인한 간병을 대상으로 하는 질병보험, 상해보험, 간병보험이 있다. 그 외에 보증보험, 재보험 등이 있다. 보험은 일반적으로 장기 계약이 많고 중간에 해지하면 손해를 보기 때문에 특히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연금상품
연금상품은 저축이나 투자상품처럼 구조면에서 다른 상품과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노후생활이라는 특정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상품으로 형태가 다양하다. 개인이 금융시장에서 가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연금상품은 세액공제(납부자가 부담하는 세금액 중 일부를 빼주는 것을 말한다.)를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과 발생한 이자나 수익에 비과세(원래는 세금이 부과되는 과세대상이나, 어떤 목적 등을 위해 아예 과세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을 말한다.)하는 연금보험이 있는데, 연금저축은 연금저축신탁, 연금저축펀드, 연금저축보험으로 구분된다.
그 밖에도 즉시연금, 월배분형 연금펀드 등 다양한 연금상품이 만들어지고 있으나 공통적인 특성은 유동성이 매우 낮게 설계된다는 점이다. 노후 준비라는 장기적인 목적을 위해 꾸준히 저축하고 오랫동안 나누어 쓸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연금상품의 가장 큰 특성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금융서비스 형태
오픈뱅킹(open banking)은 금융회사(정보제공기관)가 보유하는 고객의 금융정보를 고객의 동의를 받아 제3
자(정보수취기관)에게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사용하여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제3자
금융회사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금융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거나 판매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은행의 송금 · 결제망을 표준화시키고 개방해서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모든 은행의 계좌 조회, 결제, 송금 등을 가능하게 했다.
2019년 10월 30일 시범 운영이 시작돼, 같은 해 12월 18일 정식 가동됐다. 이와 같은 오픈뱅킹의 핵심은 API
이다. API는 특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자신들의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그 방법을 정하는 것으로 해당 프로그램을 동작하게 할 때 사용하는 명령문, 송수신하는 데이터 형식 등을 정하는 것이다. 오픈뱅킹에 따라 핀테크기업 등 신규 진입업체들이 은행과 고객의 중간에서 고객의 결제지시를 대행하거나 계좌정보를 포함한 금융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나아가 고객의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대출이나 예금 등 금융상품을 소개하거나 자문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오픈뱅킹의 도입에 따라 다양한 경제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우선 고객 관점에서 제3자 신규업체 등과의 정
보 공유에 따라 거래 개선, 상품에 대한 접근과 비교가 가능하게 된다. 금융업자의 관점에서는 소비자 친화적
인 서비스 제공 및 신규시장 진출 기회가 제공된다. 둘째, 오픈뱅킹은 종래의 은행-고객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고객 중심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 셋째, API를 통해 금융상품이나 서비스의 ‘분화’(unbundling) 및 ‘재결합’(rebundling)이 활발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오픈뱅킹은 은행에 대한 접근성 및 경쟁 강화, 금융정보의 신속한 전파 등 다양한 공적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2. 금융시장
금융시장
농산물 시장에서는 농산물 생산자인 농부가 공급자가 되고 일반 소비자들이 수요자가 되며, 거래되는 상품은 쌀·콩·채소·과일과 같은 농산물이다. 금융시장도 다른 시장과 마찬가지로 수요자와 공급자 그리고 상품이 있어야 한다. 금융시장이란 기업, 가계, 정부 등 경제주체들이 금융상품을 거래하여 자금을 조달하고 여유자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자금수요자와 자금공급자가 금융거래를 하는 곳이다.
금융시장에서 중요한 자금수요자의 하나는 기업이다. 기업은 생산을 위해 설비를 갖추어야 하고 근로자를 고용한다. 특히 설비투자를 위해서는 장기간에 상당한 자금을 동원해야 한다. 가계도 자동차나 주택 구입과 같이 일시적으로 대규모 지출이 필요한 경우에는 자신들의 소득만으로 지출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자금수요자가 될 수 있다. 정부 역시 조세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경우에 자금의 수요자가 된다. 이 밖에 외국도 자금의 공급자나 수요자가 될 수 있다.
자금의 공급자는 본인들의 수입이나 소득이 지출보다 큰 사람들로 단순히 돈을 보관하는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돈을 증식시키려고 한다. 이들은 저축뿐 아니라 채권이나 주식을 포함한 다양한 금융상품을 구입하여 이자나 배당소득 그리고 매매차익을 얻는다.
직접금융과 간접금융
직접금융은 기업과 같이 자금의 수요자가 발행하는 증권을 자금의 공급자가 직접 매수하여 자금을 이동시키는 방법이다. 금융시장에서 회사채나 주식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회사채(채권)는 기업이 일정기간 후(만기)에 정해진 액면금액과 일정한 이자를 지급할 것을 약속하는 증서를 말하며, 주식은 주식회사의 자본을 이루는 단위로서 주주의 권리와 의무를 나타내는 증권이다.
직접금융은 기업들이 원하는 금액의 자금을 장기로 조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기업의 장기설비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에 용이하다. 그러나 주식의 발행은 기업의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측면이 있고, 회사채의 발행은 신용도에 따라서 높은 금리를 지불하거나 발행 자체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한편 정부도 직접금융시장에서 국채를 발행하여 재정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간접금융은 직접금융에 대비되는 개념으로서 자금의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에 은행 등의 금융회사가 개입하는 형태이다. 은행이 일반인으로부터 예금을 받아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게 대출해 주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여기서 간접금융의 자금거래는 두 단계를 거쳐 이루어진다. 첫 번째 단계는 자금의 공급단계로 자금공급자가 금융회사에게 자금을 맡기고 금융회사는 자금공급자에게 예금증서 등을 교부하는 단계이다. 두 번째 단계는 자금의 수요단계로 금융회사가 자금을 수요자에게 제공하고 차용증서를 교부받는 단계로 구성된다.
여기서 한 가지 유의할 사항은 간접금융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금융계약의 성격이 변화한다는 점이다. 직접
금융의 경우에는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나 주식이 투자자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반면 은행의 간접금융에서는 예금자와는 예금계약을, 대출자와는 대출계약을 맺게된다. 예금과 대출이 서로 다른 금융상품인 것은 자명하다. 대출은 일반적으로 예금에 비해 만기가 길며, 유동성이 낮고, 부도위험이 높다. 이처럼 간접금융의 과정에서 금융계약의 성격이 변화되는 것을 자산변환(qualitative asset transformation)이라고 부른다.
은행 등 금융회사는 자산변환 기능을 제공하면서 다양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만기의 차이에 따른 금리위험, 유동성의 차이에 따른 유동성 위험 및 부도위험 등이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을 반영하여 일반적으로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높은 수준에서 정해지기 때문에 은행의 수익이 된다.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간의 차이(NIM: Net Interest Margin)는 은행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이다.
금융시장의 종류
단기금융시장과 장기금융시장
금융시장은 금융상품의 만기에 따라 단기금융시장(자금시장)과 장기금융시장(자본시장)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금융상품의 만기란 금융회사에 맡기거나 금융회사로부터 빌린 자금을 되돌려 받거나 갚아야 하는 기한이다.
단기금융시장에서는 콜(Call), 기업어음(Commercial Paper), 양도성예금증서(Certificate of Deposit) 등 통상 만기 1년 이내의 금융자산이 거래된다. 콜시장은 금융회사 상호간에 자금과부족을 일시적으로 조절하기 위한 초단기 자금거래가 이루어지는 시장이다. 콜거래는 최장 90일 이내로 만기가 제한되어 있으나 거래물량의 대부분을 익일물이 차지하고 있다.
기업어음은 신용상태가 일정 수준 이상의 양호한 기업 또는 금융회사가 단기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한 증권이다. 기업어음은 기업 등 발행자가 자기신용을 이용하여 비교적 간단한 절차를 거쳐서 단기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이 되며 자금공급자에게는 단기자금 운용수단이 된다. 양도성예금증서는 예금에 양도성을 부여한 증권으로서 요구불예금증서와 정기예금증서가 있다. 양도성예금증서는 기업어음과 마찬가지로 할인방식으로 발행되며 발행금리는 발행금액 및 기간, 발행 금융회사의 신용도, 시장금리 등을 감안하여 결정된다.
장기금융시장은 자금수요자가 장기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유가증권이 발행 또는 유통되는 시장이다. 장기금융시장은 보통 만기가 1년을 초과하는 회사채, 국채, 통화안정증권 등이 거래되는 채권시장과 만기가 영구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주식시장으로 나눌 수 있다.
발행시장과 유통시장
금융시장은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으로도 분류할 수 있다. 발행시장은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하여 투자자로부터 돈을 빌리는 시장이고, 유통시장은 이미 발행된 채권이나 주식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거래되는 시장이다. 유통시장에는 주식시장, 채권시장, 선물시장 등이 있는데, 만기가 정해진 상품일지라도 쉽게 현금화할 수 있고, 시장가격도 이곳에서 결정된다.
유통시장에서 거래가 원활하지 않은 주식이나 채권은 발행시장에서 인기가 없게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발행시장에서 인기가 없어서 규모가 작고 가격이 낮은 주식이나 채권은 유통시장에서도 인기가 없다. 이와 같이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거래소시장과 장외시장
유통시장은 거래소시장과 장외시장으로 구분된다. 거래소시장은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구입하는 장소와 거래의 형식이 일정하게 표준화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거래가 집중되고 가격 및 거래정보가 누구에게나 잘 알려지며 거래의 익명성이 보장되어 거래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려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한편 장외시장은 특정한 규칙 없이 거래 당사자 간에 매매가 이루어지는 시장이다.
우리나라는 한국거래소가 증권과 파생상품의 원활한 거래와 가격형성을 담당하고 있다.
2005년에는 주식·채권 등을 거래하는 증권거래소, 선물 및 옵션을 거래하는 선물거래소, 기술주 중심의 주식을 거래하는 코스닥증권시장 등 3곳을 한국거래소로 통합하였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에서는 주식,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및 파생상품 등을 모두 거래하고 있다.
장외시장은 주로 증권회사를 매개로 거래가 이루어지는데, 증권회사는 매도 또는 매수를 원하는 투자자와 반대거래를 원하는 상대방을 연결시켜 거래를 중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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