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처한 상황이 달라지면 그만큼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결혼 후에 출산, 양육 과정에서 소득이 줄어들거나 지출이 늘어날 수도 있고, 본의 아닌 실업으로 빈곤을 겪게 되면서 하루하루의 생계를 걱정해야 될지도 모른다. 누구나 겪게 될 노령화, 장애, 질병, 사망도 항상 불안 요소이다. 사람들은 헤지, 보험, 다양화 등을 통해 미래의 불확실한 손실을 줄일 수 있다.
국가가 사회 보장 차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사회 보험에 대해 알아보고, 사회 보험은 왜 필요한지, 사회 보험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사회 보험의 보험료는 얼마이고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해보자. 또한 사회 보험이 소득 재분배 측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살펴보자.
1. 사회 보험의 의미
우리나라의 사회 보장 기본법은 출산, 양육, 실업, 노령, 장애, 질병, 빈곤 및 사망 등의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모든 국민을 보호하고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소득·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해 국가가 사회 보험, 공공 부 조, 사회 서비스 등 사회 보장 정책을 통해 국민의 복지 증진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회 보험은 국민에게 발생하는 사회적 위험을 보험의 방식으로 대처함으로써 국민의 건강과 소득을 보장하는 제도이다.
사회 보험은 가입 대상이 전국민이고, 재원을 가입자와 사업자의 보험료로 충당한다. 공공 부조는 소수의 빈곤층을 대상으로 하는 국민 기초 생활 보장 제도가 대표적인데, 소수를 대상으로 하고 재원을 정부가 전액 부담한다는 점에서 사회 보험과 차이가 있다. 사회 서비스는 노인, 장애인, 아동, 여성 등 일부 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복 지 정책이 대표적인데,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하고 재원을 정부와 민간 부문이 조성한 기금으로 충당한다는 점에서 사회 보험과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의 공공 사회 복지 지출은 2019년에 GDP 대비 12.2%로 1990년의 2.6%에 비해 크게 높아지기는 했으 나 아직도 매우 낮은 수준이어서 OECD 평균인 20.0%에 못 미치고 있다. 노령 분야 복지 지출은 26.1%로 OECD 평균인 37.4%에 비해 낮은 수준이고 2018년 기준 노인 빈곤율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상황인 만큼 노령층을 대상으로 한 복지 지출을 확대할 필요성이 높다.
2. 사회 보험의 종류
사회 보험은 질병, 상해, 실업, 노령 등의 사회적 위험을 정부가 보험의 방식으로 대처하여 국민의 건강과 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이다. 우리나라의 4대 사회 보험에는 국민 건강 보험, 국민 연금, 고용 보험, 산업 재해 보상 보험 이 있다.
2-1. 국민 건강 보험
국민 건강 보험은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해 발생한 고액의 진료비로 가계에 과도한 부담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국민들이 평소에 보험료를 내고 보험자인 국민 건강보험공단이 이를 관리·운영하다가 필요시 보험 급여를 제공함으로써 국민 상호 간 위험을 분담하고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회 보장 제도이다.
2-2. 국민 연금
국민 연금은 국민의 퇴직, 사망, 장애로 인한 소득 감소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사회 보험으로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모든 국민이 가입 대상이 된다. 1인 이상 사업장의 근로자와 사용자는 사업장 가입자가 되고 그 외에는 지역 가입자가 된다. 단, 공무원, 군인 및 사립학교 교직원은 각각 공무원 연금법, 군인 연금법, 사립학교 교직원 연 금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국민 연금 가입 대상에서 제외된다.
<보험료, 누가 얼마나 낼까?>
국민 연금, 고용 보험, 국민 건강 보험에 가입하면 소득의 일정 비율을 보험료 로 납부해야 한다. 소득이 높을수록 보험료가 높아진다. 사업장 가입자의 경우 본 인과 회사가 절반씩 나누어 부담하기 때문에 국민 연금 가입자는 그만큼 혜택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지역 가입자는 사업장이 없기 때문에 본인이 보험료를 모두 부담해야 한다. 국민 건강 보험의 경우 지역 가입자는 사업·이자·배당·근로 소 득뿐만 아니라 재산(자동차 포함)을 기준으로 보험료가 결정된다.
산업 재해 보상 보험은 사업자가 보험 가입자이기 때문에 사업자가 보험료 전액을 납부해야 한다. 보험료는 1년 간 고용한 근로자의 임금 총액과 보험료 율을 곱해서 산정한다. 보험료율은 사업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데, 금융 및 보험 업은 산재 위험이 작아 보험료율이 낮지만 광업의 경우에는 그 위험이 커 보험료율이 높다.
2-3. 고용 보험
고용 보험은 사용자나 근로자의 불가피한 사정으로 직장을 잃게 되면 근로자의 구직 활동 및 재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이다. 실업 급여는 실 업에 처한 자가 재취업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조건으로 가입 기간에 따라 최소 120일에서 최장 270일 동안 본인 평균 급여의 60%를 지급한다.
2-4. 산업 재해 보상 보험
산업 재해 보상 보험은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 상하며, 재해 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 복귀를 촉진하기 위한 제도이다. 국가 (근로복지공단)는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주로부터 보험료를 징 수하 고, 이를 재원으로 하여 산업 재해로 인해 부상 또는 사망한 근로자와 그 가족에게 요양 급여, 휴업 급여, 장해 급여, 장의비, 유족 급여, 간병 급여 등 을 지급한다. 사업자가 산업 재해 보상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어도 근로자 가 업무상 재해를 입었다면 산업 재해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며, 사업자는 법 적 의무를 다하지 않은 데 따른 불이익을 받게 된다.
<국민 연금,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은퇴 후 연금은 주요 소득원 중 하나가 된다. 국민 연금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연금액이 얼마인지를 예상하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 연금액을 계산하는 공식은 매우 복잡하다. 이를 단순히 하면 그림과 같다.
국민 연금액은 기본적으로 본인의 소득에 따라 달라진다. 소득이 높을 수록 국민 연금을 많이 받지만 소득과 국민 연금액이 비례하지는 않는다. 연금액을 결정하는 소득에는 본인의 소득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소득 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국민 연금액은 기본적으로 연금 수급 전 3년간 전체 가입자의 소득과 가입 기간 중 본인 소득의 평균값에 의해 산출된 소득의 일정 비율로 결정된다. 2028년 이후를 기준으로 최대로 받을 수 있는 국민 연금액은 소득의 40%이다. 이 비율은 가입 기간에 따라 달라지는데 40년 가입했을 때 최고 40%이고 가입 기간에 따라 비례적으로 낮아진다. 30년 가입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연금액은 소득의 30%로 낮아지기 때문에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위해서는 국민 연금에 일찍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월평균 소득이 350만 원인 사람이 국민 연금에 30년 가입했다면 국민 연금으로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만일 전체 가입자의 월평균 소득이 250만 원이라면 국민 연금액은 두 소득을 평균한 300만 원과 가입 기간에 의해 결정된 30%를 곱한 90만 원이 된다. 국민 연금액은 인플레이션을 반영하여 매년 높아지도록 하고 있다. 은퇴 후에 물가가 상승하더라도 국민 연금의 상품 구매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3. 사회 보험의 역할
사회 보험은 사회 보장 정책의 하나로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지만 소득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적으로 납부하도록 하여 사회적으로 소득 재분배의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불평등은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세계화 및 기술 진보에 따라 노동 시장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가 커지고 있는 데다 부동산 및 금융 자 산 등의 격차도 커지면서 소득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 보험의 소득 재분배 역할이 더 중 요해지고 있다.
국민 건강 보험은 보험료를 얼마나 납부하는지에 관계없이 보험의 혜택이 동 일하지만 고소득층이 저소득층에 비해 더 많은 보험료를 납부하도록 하여 소득을 고소득층에서 저소득층으로 재분배하는 역할을 한다. 국민 연금은 가입 기 간, 납입한 보험료 등에 따라 은퇴 후 받는 연금의 크기가 다르지만 자신이 납입 한 보험료를 그대로 받는 것은 아니다. 경제 활동 세대가 납부한 금액도 재원으 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국민 연금은 은퇴한 세대를 부양한다는 세대 간 소득 재분배 기능을 수행한다. 고용 보험과 산업 재해 보상 보험도 소득을 재분배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실업에 처하거나 산업 재해를 당했을 때 자신이 납입한 금액을 받는 것이 아니라 취업자와 사업자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이용하여 실업 급여 또는 산업 재해 보상금을 지급한다. 이러한 점에서 고용 보험과 산업 재해 보상 보험은 취업자와 사업자로부터 실업자 또는 산업 재해를 당한 사 람과 가족에게 소득을 재분배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산업 재해 보상 보험의 보상 범위를 확대해야 할까?>
찬성
산업 재해 보상 보험은 1964년 5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처음 도입된 이후 60년 가까이 되는 역사를 통해 그 적용 대상이 확대되어 왔지만, 여전히 제도적으로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법률적 사각지대와 제도 내에서 실제 적용이 되지 않는 실질적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보험 설계사, 학습 지도사, 골프장 캐디, 택배 기사, 대리 운전 기사 등 특수 형태 근로 종사자에 대한 산업 재해 보상 보험 적용률은 15%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어서 이들에 대한 보상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반대
특수 고용 종사자에 포함되는 직종은 여러 사업자와의 계약이나 해지가 자유롭고, 업무 시간·방식·장소 등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사용자성이 강한 특성을 갖는다. 이들 직종에서는 자기 스스로 의사 결정권을 갖 고 업무 수행을 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이들 특수 고용 종사자의 안전 관리 책임을 사업주에게 전가하는 것은 불합 리하다. 또한 이들 직종은 재해 발생 위험이 크지 않거나, 특수 고용 종사자의 보험료 부담 없는 민간단체 상해 보험을 통해 종사자 보호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산업 재해 보상 보험을 적용할 필요성이 낮다.
<자료: 정홍원 외, ‘코로나 이후 시대 사회 보장 정책의 방향과 과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0. 연합인포맥스, ‘경총 방문판매원 등 5개 직종 산재보험 적용 반대’, 2019. 11. 17.>
<국민 연금, 얼마나 내고 얼마나 받을까?>
고등학생인 진수와 형준은 모두 만 30세가 되었을 때 취업하고 만 60세에 퇴직한 후 만 65세부터 노령 연금을 받을 계획이다. 진수와 형준의 월평균 소득은 각각 450만 원과 150만 원이다. 진수와 형준의 국민 연금 가입 기간은 모두 30년이며, 예상 수명도 모두 85세이다. 진수와 형준이 각각 납부하는 연금 보험료와 국민 연금액은 다음 표와 같다.(단, 가입 기간 중 소득과 물가의 변화는 없다고 가정한다.)
진수는 형준보다 소득이 높기 때문에 연금 보험료를 더 많이 낸다. 진수의 경우 매월 202,500원씩, 30년간 총 7,290만 원 의 연금 보험료를 납부한다. 이를 통해 진수가 받을 수 있는 국민 연금액은 월 105만 원씩 20년간 총 2억 5,200만 원이다. 자신이 납부한 보험료의 3.5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국민 연금으로 받게 되는 셈이다. 진수가 납부한 보험료보다 더 많은 금 액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회사에서 연금 보험료의 절반을 부담하여 납부하기 때문이다.
소득이 높은 진수도 자신 이 납부한 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받게 된다는 것은 국민 연금이 소득에 관계없이 국민의 노후 생활 안정에 기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득이 낮은 형준의 경우에는 자신이 납부한 보험료의 5.9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국민 연금으로 받는다. 이는 소득이 높은 진수가 3.5배를 받는 것에 비해 더 높다. 이처럼 국민 연금은 소득이 낮은 국민이 자신이 납부한 금액에 비해 더 높은 비율의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여 소득 재분배 기능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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