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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이야기★

간병보험의 활용

by 금융어린이 2023. 2. 11.

노후가 다가오면 미리 가입한 암보험, 실손의료보험 등의 질병보험상품은 연금자산만큼이나 소중한 은퇴자산임을 실감하게 된다. 물론 고령자를 위해 특별히 설계된 질병보험을 기존의 질병보험과 비교하여 활용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예컨대, 50세부터 최대 75세까지 고령층을 대상으로 요양병원 입원치료까지 포함하는 ‘고령자 실손의료보험’, 치료이력이 있거나 경증만성질환을 가진 유병력자를 대상으로 자기 부담금 범위를 상향 조정한 ‘유병력자 실손보험’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타인의 도움 없이는 기본적인 일상생활도 할 수 없는 상태에 처한 경우에 일정 수준의 간병비를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장기간병보험(long-term care insurance)을 노후자산으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평균수명 연장과 더불어 65세 이상 노인성 치매유병률이 2020년 10.39%에서 2040년 11.9% 그리고 2050년는 15.06%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적 대비책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행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노인성질환을 국가가 100% 보장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이에 장기간병보험의 핵심인 치매간병보험을 미리 준비하고 노인장기요양보험을 보완하는 노후설계가 요구된다. 현재 보험회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치매간병보험의 핵심 보장내용은 진단비와 간병비이다. 피보험자의 치매상태가 확정되면(첫 진단 이후 90일간 그 치매상태가 지속되면 확정) 치매정도(경증치매, 중도치매, 중증치매)에 따라 약정한 진단비 전액을 지급하고 장기간병이 필요한 중증치매 또는 중증치매로 전이가 된 경우에는 약정한 치매간병비가 매월 지급된다.




70대가 되면 65세부터 받기 시작한 연금 생활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다. 연금 수입에 맞춰 생활하고, 컨디션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언제 갑자기 가계에 ‘간병지옥’이 찾아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70대는 능동적인 생활 주체가 수동적인 사회 약자로 변하는 시기다. 나이 앞자리에 7자가 들어가는 순간부터 본격적인 노화가 진행되며, 75세를 넘기면 질병을 앓을 확률이 높아진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사망할 때까지 약 10%의 고령자만 심신이 건강한 상태에서 지낸다고 한다.

그렇다면 70세부터 과연 얼마나 아프게 되는 걸까. 70대 이상 노인이 많은 일본에는 관련 자료가 차고 넘친다. 일본의 경우, 국민 한 사람의 생애 의료비는 평균 2724만 엔(약 2억 6700만 원) 정도다. 그런데 이 중 절반은 70세 이후에 지출된다.

75세가 넘으면 돌봄이 반드시 필요한 상태에 빠지기 쉽다. 일반적인 패턴은 이렇다. 평소처럼 생활하다가 살짝 넘어졌는데 골절로 입원→금방 퇴원할 줄 알았지만 혼자 생활하기 힘들어짐→자녀는 1~2명인데 맞벌이→돌봄 시설 입소.

70대 이후부터 생기기 쉬운 돌봄 상황은 장수(長壽)를 축복이 아니라 고통으로 몰아 넣는다. 가족들의 삶의 질은 한순간에 바닥으로 떨어진다. 가정에 돌봄 이벤트가 발생하는 순간, ‘가까운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조용히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희망은 물거품이 되어 버린다.

경제적인 충격도 무시하기 어렵다. 돌봄 상태가 되면 생활비 절약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외부 간병인을 고용하면, 한 달에 400만 원은 들기 때문에 적자의 늪에 빠지기 쉽다(물가 상승으로 요즘 간병인 일당이 15만 원까지 올랐다). 70대 이후부터 생기는 간병비 부담은 은퇴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자산을 갉아먹는다.

 
가족에게 도움받지 않고 건강하게 살다가 내가 죽고 싶은 날 떠나면 좋겠다.
오래 살고 싶지만 애들에게 피해주면서까지 살고 싶지는 않다.


70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11% 정도인 한국은 간병 이슈가 본인과는 상관없는 일이길 바란다. 하지만 유례없이 빠른 고령화 속도를 고려하면, 간병은 누구에게나 닥칠 일이며 ‘간병사회 후폭풍’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간병 이슈는 경험해본 사람만이 아는데, 직간접적 부담이 얼마나 큰지는 직접 닥쳐야만 실감한다”면서 “지금은 (간병 악재가) 잠재되어 있지만 조만간 일상화될 날이 머지않았다”라고 말했다.

“간병은 불시에 찾아옵니다. 하지만 일단 간병 상태가 되면 죽을 때까지 비용 부담이 지속됩니다. 그래서 건강할 때 좋은 요양시설을 구체적으로 미리 알아 놓는 준비가 필요해요. 만약 내가 치매에 걸리면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의 ΟΟ요양시설로 입소시키라고 구체적으로 자녀에게 말하는 고객분도 봤습니다. 지방은 도심에 비해 부담이 적으니까요.”

자녀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보험사들이 요즘 경쟁적으로 팔고 있는 간병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어떨까. 간병보험은 간병인을 보험사에서 직접 파견해주는 상품과 간병인 고용 일당의 일부를 지원해 주는 상품으로 나뉜다.

현재 무보험 상태인 70세 남성이 간병인을 파견해 주고 각종 수술비까지 보장해주는 건강보험에 가입하는 경우, 보험료 견적을 뽑아 봤다. 요양병원 간병인 파견까지 지원되는 이 상품의 한 달 보험료는 34만 3000원. 소득이 끊긴 노년에 30만 원대 보험료라니, 이 자체로도 상당한 부담인데 심지어 3년마다 보험료가 갱신되어 오른다. 정작 간병인을 쓰게 될 시기에는 보험료가 얼마나 비싸져 있을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간병인 고용 일당의 일부를 지원해 주는 상품은 어떨까. 간병인 비용으로 12만원씩 정액 지원되는 건강보험에 70세 여성이 가입하는 경우, 월 보험료는 23만 원 정도다. 10년마다 갱신되기 때문에 보험료 상승 부담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하지만 요양병원에서 간병인을 쓰면 지급액이 하루 12만 원에서 2만 원으로 줄고, 일반병원에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이용해도 2만 원 밖에 지급되지 않는다.

보험전문가는 “나이가 들면 치매 등 질병으로 간병이 필요하게 될 확률이 매우 높은데 이를 보험으로 대비하려면 비용(보험료)이 너무 높아 선뜻 추천하기 어렵다”면서 “차라리 매달 꼬박꼬박 자금을 입금하는 간병통장을 만들고 저축과 투자로 대비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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